우리은행, 최강 군림 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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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아산 우리은행이 2022~2023시즌 독주를 펼치고 있다. ‘최강’ 칭호가 자연스럽게 붙는다. 그만큼 전력도, 경기력도 좋다. 다만, 딱 하나 걸리는 점이 있다. 자꾸 이기다 보니까 ‘안일한’ 마음이 간간이 들 때가 있다. 위성우(51) 감독도 이를 경계하고 있다. 최강으로 끝까지 군림하기 위한 최종 과제다.
우리은행은 올시즌 13경기를 치러 딱 1경기 졌다. 12승 1패. 승률이 무려 0.923에 달한다. 지난 11월12일 용인 삼성생명과 원정경기에서 74-85로 패했다. 이후 파죽의 9연승이다. 한 달 넘게 지지 않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팀이기도 하다.
‘경기만 하면 이기는’ 수준이다. 일단 멤버가 강력하다. 국가대표 김단비(32), 박혜진(32), 김정은(35), 박지현(22), 최이샘(28)이 있다.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은 “우리은행 지금 멤버에 박지수(KB스타즈) 정도 들어가면 그냥 국가대표팀 아닌가”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베테랑들답게 알아서 잘한다. 김단비의 경우 올시즌을 앞두고 입단한 선수다. 대표팀 소집도 있었기에 손발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금방 녹아들었다. 경험이 풍부하기에 새 팀에서도 빠르게 적응, 단숨에 핵심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다른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도 확실하다.
위 감독은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필요한 부분만 연습을 시켜도 효과는 확실히 본다. 김단비도 의외로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엇박자가 나올까 걱정을 했는데, 김단비가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오래 전부터 있던 선수 같고, 낯설지 않은 느낌이다”고 짚었다.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마음’ 쪽이다. ‘어쨌든 우린 이긴다’는 마음이 슬며시 자리를 잡은 모양새. 방심이다. 이는 상대에게 여지를 주기 마련이다. 지난 7일 하나원큐전에서 드러났다. 당시 우리은행은 66-54로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넉넉한 승리. 그러나 최하위 하나원큐에 추격을 허용하는 등 내용은 썩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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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위 감독은 “선수들이 각성할 필요도 있다. 잘됐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잘나가다 보니까 운동 분위기도, 아무래도 들떠 있는 감이 있었다. 믿고 맡기기는 했지만, 감독이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너무 좋았다. 오히려 잘된 케이스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상대에 대비를 못한 것도 있다. 쉬운 슛을 놓치는 부분 등도 있었다. 이런 경기도 있다. 또 딛고 넘어가면 된다. 경기력이 좋지는 않았지만, 소득은 분명히 있었다. 괜찮다”고 덧붙였다.
김단비 또한 “너무 연승을 하다 보니까 안일한 마음이 들 것이라는 걱정이 됐다. 그 걱정이 현실이 됐다. 반성한다. 많이 당황했다. 감독님도 ‘이런 경기를 미리 했어야 한다. 연습이라 생각하고 하라’고 했다. 내 스스로도, 팀으로도 만족스럽지 않다. 이겨내지 못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한 “결과는 이겼지만, 내용은 졌다고 생각한다. 경기 후 라커룸에서 선수들끼리 반성해야 하는 경기라고 이야기했다. 우리 최대 단점이 나온 경기다. 누군가 잡아줬어야 했는데 ‘누가 해주겠지’ 했다. 초반에 점수차가 벌어지니까 ‘오늘도 이렇게 이기는구나’ 싶었다. 공 하나의 소중함을 망각했다 많은 것을 배운 경기다”고 설명했다.
마음을 다잡은 우리은행은 10일 신한은행을 79-62로 잡았고, 12일 KB스타즈를 상대로는 51-39의 승리를 거뒀다. 신한은행전에서는 외곽이 폭발하며 이겼고, KB전에서는 3점슛이 19.0%로 좋지 않았지만, 리바운드와 2점슛으로 승리했다. 그렇게 9연승이다.
시즌 초반은 BNK-삼성생명과 3강이라 했으나 이제는 독주 체제다.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방심은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감독도, 선수들도 안다. 실력이 아니라 멘탈 단속에 잔여 시즌 성적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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