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국가라 공격서 창의성 부족, 조언 구하자 망언한 슈틸리케
한국 축구에 대해 엉뚱한 설명을 늘어놓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울리 슈틸리케(69·독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에 공개 조언을 전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실정과 축구에 대해 엉뚱한 평가도 쏟아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온라인 매체 슈포르트버저와 인터뷰에서 축구와 남북 분단 상황을 축구와 연관 짓고, 이것이 공격에서 창의성이 부족한 이유라는 뚱딴지같은 진단을 내놨다.
그는 최근 몇 년간 한국 축구의 발전에 대한 질문에 "선수들의 성장 배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 남북 사이 평화 협정이 이뤄지지 않아 한국은 늘 경계 태세다. 이런 상황이 한국인들의 성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축구도 그렇다"면서 "한국 선수들은 긴급 상황에서 필요한 규율, 의지, 강인함 등을 갖춰서 수비에선 탁월하다. 반면 공격에서는 창의성이나 도전적인 의지와 같은 미덕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3년 가까이 한국을 이끌다 2017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연합뉴스한국에서 3년 가까이 살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납득이 가지 않은 얘기다. 마치 한국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외국인이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보고 설명한 것 같은 답변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홍명보 현 울산 현대 감독의 뒤를 이어 2014년 9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취임해 2017년 6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될 때까지 대표팀을 이끌었다. 이 기간 그는 전국 곳곳의 축구 경기장을 찾아다니며 한국인을 만나고 한국 실정을 봤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임기를 다 마치지 못했지만 아내와 함께 서울에서 보낸 약 3년간은 전적으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돌아봤다.
그는 또 프로축구 K리그에 대해서는 '인기가 없다'고 평가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소수의 예외를 빼면 국내 리그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 한국의 클럽은 독일처럼 회원들이 만든 게 아니라 기업들의 이니셔티브로 시작됐다"며 "축구에 많이 투자했던 현대와 삼성 같은 대기업이 최근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구단들도 대단히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한국을 손흥민의 원맨팀이라고 평가했다. 김현동 기자이어 "반면 국가대표팀은 지지 기반이 더 넓고 홍보도 잘 된다.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게 이런 경향에 더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내 임기 때는 유망주들과 함께할 기회가 대학 등 학교에 달려 있다는 게 문제였다. 그게 (한국에서) 유망한 젊은 재능을 볼 수 없었던 이유"라며 "이런 선수들은 대학을 떠난 후 일본 등 이웃 나라로 향했다. 협회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유망주를 밀어주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키울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슈틸리케 전 감독은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그는 "아직 해외 명문 구단에서 뛰는 선수가 너무 적다"며 "하지만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상대적으로 괜찮은 구상을 갖고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아시아 패권을 두고 다퉈온 이란, 일본을 뛰어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을 '손흥민 원맨팀'에 가깝게 설명했다. 그는 "손흥민이 없으면 공격이 마비된다. 해외에서 오래 뛰어 영어와 독일어도 능통하다"고 평했다. 이 역시 현재 대표팀의 전력을 전혀 모르는 얘기다. 황희찬(울버햄프턴), 조규성(전북 현대), 이재성(마인츠) 등 득점력 좋은 선수들을 간과한 얘기다.
새 사령탑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는 "아는 사이지만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에 대해서는 연락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삶을 파악하고, 그곳 사람들의 일상적 문제를 알고, 두려움과 기쁨 등을 경험하기 위해 현지에서 거주해야 한다"면서 "어느 국가든 대표팀 감독은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한국은 아시아 선도국가가 되길 원하는 곳이다. 그러기 위한 과정에서도 경쟁적인 경기는 잡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