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2030년 월드컵 유치 계획 철회
올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리그 알나스르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트위터
사우디아라비아가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유치 계획을 철회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23일 “파이살 빈 파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무부 장관이 최근 그리스, 이집트와 연락을 취했다. 2030년 월드컵 유치 계획을 접기 위해서다”라고 전했다. 앞서 사우디는 그리스, 이집트와 함께 203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공동유치를 추진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월드컵을 치르는 데 드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월드컵 경기의 75%를 사우디에서 여는 조건을 그리스, 이집트에 제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우디는 2030년 월드컵 유치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마르카는 “사우디가 (월드컵 유치를 원하는) 특히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연합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도 22일 사우디 관련 소식을 전하며 “2030년 대회는 유럽이 국제행사를 열 순서라는 여론이 있어 스페인, 포르투갈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포르투갈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공동 유치국으로 포함시켜 축구를 통한 평화를 실현하겠다고 하는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명분도 쌓고 있다.
월드컵 100주년이 될 2030년에는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다. 남미에서는 우루과이, 칠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4개국이 2030년 월드컵 공동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첫 월드컵이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렸다는 점을 근거로 대회 발원지인 남미로 돌아가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뉴시스.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의 지휘 아래 국가 경제에서 석유 산업 비중을 낮추는 게 골자인 경제·사회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2030 월드컵 유치를 노린다는 관측이 많았었다. 사우디는 대한민국 부산 등과 2030 엑스포 유치전에도 참여하고 있다.
사우디는 월드컵 유치를 준비하며 자국 프로리그를 세계축구의 중심부에 두기 위한 대대적 투자에도 나섰었다. 올해 1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를 시작으로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이상 알이티하드) 등 축구 스타들이 거액의 연봉을 보장받고 사우디 리그로 진출했다. 다른 스타들도 사우디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