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지도 인정 못 받는 학교 e스포츠 제자리걸음
중고등학교에서 e스포츠 동아리를 운영하는 교사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학교 내에서 e스포츠는 체육, 정보, 예체능 어디에도 속하지 못해 정식 과목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교사의 지도 활동도 실적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이 대회에 참여하려면 조퇴계를 내야 하고, 교사는 출장을 가기도 어렵다. 일부 교장들은 교육 시간에 게임을 왜 하냐는 시선까지 보낸다. 특성화고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은평메디텍고는 120명의 e스포츠학과 학생을 단 3명의 교사가 맡고 있으며, 수업과 훈련, 콘텐츠 개발까지 떠안고 있다.
문체부가 주관하는 e스포츠 대회는 교육부와 연계되지 않아 학교에서는 공식 행사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교사들은 교육청 주관 대회를 통해 출장·포상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 간 격차도 존재해, 일부 지자체는 조례를 제정해 운영을 지원하지만 서울은 여전히 “운동부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국 단위 협의체를 구성해 문체부·교육부·교육청·민간이 함께 협력하는 일관된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AI나 미디어 리터러시 등과 연계한 교과서 개발 아이디어도 제안되었다.
교사들은 “e스포츠 업무를 병행 형태로나마 담당하는 교육부 내 창구가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제도 밖에서 고군분투하는 학교 e스포츠의 현실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