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클린스만호, 자존심이냐 실리냐
조 1위로 16강 진출시 일본, 이란, 카타르와 차례로 만날 가능성
우승까지 가는 길은 조 2위가 훨씬 수월, 말레이시아전 전략 관심조 2위로 밀려난 클린스만호. ⓒ 대한축구협회[데일리안 = 김평호 기자]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서는 과연 어느 길로 가야할까.
축구대표팀이 고민에 빠졌다. 당초 E조 1위로 무난하게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였지만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서 졸전 끝에 2-2로 비기며 조 1위 탈환에 실패했다.
E조 최약체로 꼽히는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제 대표팀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조 2위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 일단 조 2위로 16강에 오른다면 D조 2위가 유력해 보이는 껄끄러운 상대 일본을 피할 수 있다.
당초 한국과 일본은 모두 무난히 조 1위를 차지해 결승전에나 가야 맞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일본이 조별리그 2차전서 이라크에 1-2로 덜미를 잡히면서 조 1위 탈환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조 2위로 내려앉으며 어찌 됐든 껄끄러운 일본과는 16강전부터 마주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조 1위로 16강에 오른다면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 AP=뉴시스만약 한국이 조별리그 최종전서 말레이시아에 대승을 거두고 1위 자리를 탈환한다면 가시밭길이 예고돼 있다.
일단 16강전부터 한일전에 성사되고, 8강에 오르면 ‘난적’ 이란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역대 전적에서 10승 10무 13패로 밀려 있다.
이란을 넘어 준결승에 오른다면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카타르와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는 A조에서 3연승을 기록하며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직전 대회에서는 8강전에서 한국의 덜미를 잡았던 팀이기도 하다.
16강 한일전, 8강 이란, 4강 카타르까지, E조 1위는 가시밭길을 피할 수 없다.
반대로 조 2위로 16강에 오른다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하고, 8강에서는 호주와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쉬운 상대는 없지만 일본, 이란보다는 수월하다.
물론 한국이 요르단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오르는 것은 자존심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리하게 조 1위를 노렸다간 16강전서 100% 힘을 쏟아내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자존심은 잠시 내려놓고 전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