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초의 마흔 살 타격왕이 나올까
KBO리그 최초의 마흔 살 타격왕이 나올까.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40·롯데)가 타격왕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1982년생으로 만 40세. 불혹의 KBO리그 최고령 선수가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추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1회 첫 타석부터 한화 선발 박윤철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3루수 옆을 뚫는 날카로운 안타로 연결한 이대호는 2회에도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좌전 안타를 쳤다. 4회에는 신정락의 바깥쪽 체인지업을 중견수 앞 떨어지는 안타로 장식했다.
3연타석 안타로 절정의 컨택 능력을 뽐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은퇴하면 안 되는 것 아니에요?”라며 “마지막 해인 만큼 이대호도 뭔가 보여주고 은퇴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타율 3할5푼 타자가 은퇴한다는 게 이상하지만, 본인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로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3할6푼에서 3할7푼2리(129타수 48안타)로 뛰어올랐다. 같은 팀 후배 한동희(.366)를 제치고 타율 2위 점프. 이대호보다 타율이 높은 선수는 호세 피렐라(삼성 .396)가 유일하다. 지금 페이스라면 충분히 타격왕 경쟁도 해볼 만하다.
통산 354홈런의 거포 이대호는 통산 타율도 3할8리로 정확성을 자랑한다. 지난 2006년(.336), 2010년(.364), 2011년(.357) 3차례나 타율 1위에 오른 바 있다. 올해도 타율 1위가 되면 역대 최다 4차례 타격왕을 거머쥔 장효조, 양준혁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대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2년 전 FA 계약을 하면서 일찌감치 은퇴를 못박았다. 역대로 은퇴 시즌에 개인 타이틀을 거머쥔 사례가 없었다. ‘국민 타자’ 이승엽도 지난 2017년 삼성에서 은퇴 시즌에 홈런 24개로 불꽃을 태웠지만 이 부문 공동 15위로 순위권은 아니었다.
KBO리그 역대 최고령 타격왕은 지난 2013년 LG 이병규. 당시 만 39세에 타율 3할4푼8리를 기록했다. 지금 이대호는 9년 전 이병규보다 1살 더 많은 40세. 지난해까지 40세 시즌에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도 3명밖에 없었다.
지난 2006년 롯데 펠릭스 호세(.277), 2016년 NC 이호준(.298), 2016년 삼성 이승엽(.303), 2017년 삼성 이승엽(.280)이 있었다. 이승엽이 40세에 규정타석 3할 타율을 기록했는데 당시 역대 세 손가락에 드는 타고투저 시즌이라 이 부문 39위로 순위가 높진 않았다. 올해 이대호는 역대급 투고타저 시즌에 3할을 넘어 타율 1위를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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