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도 팬 발걸음도 떨어진 롯데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서 4-9로 완패했다.
롯데는 지난 4월 14승 1무 9패 승률 0.609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지난 2012년(1위) 이후 무려 10년 만에 2위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팀과 함께 선수들의 질주에도 거침이 없었다. '에이스' 찰리 반즈는 무려 5승을 쓸어 담았고, 한동희는 생애 첫 '월간 MVP'를 손에 넣었다.
추락은 찰나의 순간에 일어났다. 롯데는 5월 9승 17패 승률 0.242(9위)로 한 번에 주저앉았다. 특히 지난 5월 홈에서만 2승 10패를 마크했다. 특히 5월 6~8일 삼성 라이온즈, 17~19일 KIA 타이거즈, 27~29일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 모두 스윕패를 당했는데, 이는 2003년 4월 이후 무려 18년 만에 일어난 홈에서 월간 3번의 스윕패였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부상'이었다. 주전 선수들과 백업 0순위에 해당되는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얇아진 뎁스를 보완해낼 방법이 없었다. 2군에서 '신인급' 선수들을 급하게 수혈했지만, 1군의 주전 선수와 맞먹는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하락세는 계속됐다. 롯데는 6월 성적도 10일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2승 1무 4패 승률 0.333 9위에 머물렀다. 그리고 10일 경기에서는 아쉬운 플레이도 연달아 발생했다. 마치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롯데는 2회부터 선취점을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발 박세웅이 4회에만 두 개의 홈런을 맞는 등 무려 6점을 내주면서 분위기가 KT 쪽으로 넘어갔다. 그래도 포기는 없었다. 롯데는 5회말 전준우의 적시타를 바탕으로 2점을 추격하며 언제든지 역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경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7회 수비는 실망 그 자체였다.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롯데는 김원중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리고 선두타자 조용호를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김민혁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강백호에게 파울 플라이 유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집중력이 무너졌다.
강백호의 파울 타구를 3루수 이호연이 잡아내지 못했고, 김원중은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스노우볼'이 제대로 굴러간 것. 김원중은 박병호를 삼진 처리했지만, 장성우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배정대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내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중계 플레이를 하던 박승욱이 송구 실책을 범했다. 중계 플레이가 정상적으로 이어졌더라도 득점하는 주자를 막아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타자 주자를 2루에 묶어둘 수 있는 것을 3루까지 내보내게 됐다. 추가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얼마만큼 집중력이 떨어졌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반전의 요소가 보이질 않는다. 롯데의 순위와 함께 사직구장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도 떨어지고 있다. 시즌 초반 사직구장을 가득 메웠던 관중은 이날 4902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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