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63.6세 K7 실버FC의 꿈
[마이데일리 = 인천 이현호 기자] K7리그에 60대로 구성된 축구팀이 있다. 인천의 ‘어르신들’이 주축인 인천동구 실버FC(이하 실버FC)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9일 인천동구 구민운동장에서 2022 K7 인천동구 B리그 1라운드가 열렸다. 실버FC는 인천하나FC(이하 하나FC)를 상대했다. 결과는 1-7 패배. 점수 차이가 크게 났지만 실버FC 선수들은 크게 낙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팀 40~50대 동생들을 다독이며 “작년보다 더 잘하네”라고 격려했다.
실버FC라는 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흰머리 지긋한 어르신들이 이 팀의 주 구성원이다. 팀원 32명의 평균 연령은 63.6세다. 막내가 1965년생 뱀띠로 올해 한국나이 58세다. 최고참은 1953년생 뱀띠다. 막내와 띠동갑인 70세다. 팀원 32명 중 29명이 환갑을 넘겼다.
실버FC에서 오른쪽 수비수를 맡고 있는 이칠성 씨를 만났다. 1958년생 개띠 이칠성 씨는 중학교 때부터 65세인 현재까지 매주 축구를 하며 살아왔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또한 이 팀에서 고참급을 맡고 있다고 들려줬다.
이칠성 씨에게 실버FC 팀 소개를 부탁했다. 이 씨는 “K7리그는 나이 제한이 없다. 그런데 우리 팀은 자체적으로 나이 제한이 있다. 60대 언저리부터 가입이 가능하며, 70대가 되면 팀을 나가야 한다. 팀원 대부분이 인천 동구에 거주하는 형, 동생들”이라고 설명했다.
실버FC는 치열하게 승부를 내는 것보다 즐기면서 축구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이 씨는 “우리는 K7리그 참가에 의의를 둔 팀이다. 상대팀은 전부 20대부터 50대까지 섞여있다. 오늘 붙은 하나FC도 30~50대가 주축이다. 우리가 패배하는 건 당연하다. 몇 골 차이로 지느냐가 중요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우리도 이렇게 큰 점수 차이로 패배할 줄은 몰랐다. 경기 끝나고 상대팀 선수들이 다가와서 ‘너무 크게 이겨서 죄송하다’고 하더라. 상대팀도 입장이 있다. K7리그는 순위 매길 때 골득실이 중요하다. 골을 최대한 많이 넣어야 K6 승격에 도움이 된다”고 들려줬다.
궁금증이 생겼다. 혹시 시간이 흘러 70대가 되면 실버FC를 반드시 떠나야 하나. 이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70대가 되는 순간 이 팀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70대가 주축인 골드FC라는 팀이 인천에 있다. 실버FC에서 나이가 초과하면 골드FC로 넘어가는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이칠성 씨는 “아이구 힘들다”고 호소하더니, “나도 얼른 골드FC로 가고 싶다. 여기는 다들 잘 뛰어서 너무 힘들다. 골드FC에서는 내가 막내가 된다. 70대 형님들한테 인정받으면서 편하게 축구할 수 있다. 몇 년 안에 골드FC로 넘어가 형님들과 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버FC는 K7리그 외에도 인천시장기 축구대회 장년부 경기를 준비한다. 이 씨는 “인천시장기 장년부 대회는 60~70대로 구성된 14개 팀이 출전한다. 선발 11명 중 7명은 65세 이하, 4명은 66세 이상이어야 한다. 코로나19 전에 열린 대회에서는 우리가 4강까지 갔다. 올해 대회에서는 우승 한번 해보겠다”며 실버FC 회식 자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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