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항상 두려운 무대. 최약체 가나조차 만만치 않다

일병 멸공의횟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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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0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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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1 (토) 13:43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 축구대표팀과 평가전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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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인 2002년 6월4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1954년 처음으로 월드컵에 진출한 지 무려 48년 만에 본선에서 첫 승을 거두는 쾌거를 달성했다.”

지난 6월, 국제축구연맹(FIFA)은 누리집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첫 승 순간을 이렇게 되돌아봤다. 이전까지 한국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5회)에서 헝가리에 0-9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뒤, 반세기 가까이 월드컵에 도전하며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날 폴란드를 상대로 2-0 승리 물꼬를 튼 뒤, 무서운 기세로 월드컵 4강을 달성했다. 한·일 월드컵 당시 관중석을 덮었던 펼침막 구호는 꼭 20년 뒤, ‘다시 꿈★은 이루어진다’로 바뀌었다. 50일 앞으로 다가온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한국 대표팀이 카타르월드컵에서 상대해야 할 주요 선수. 에딘손 카바니(우루과이) EPA 연합뉴스

 
공격 괜찮지만, 수비 끌어올려야



“한국 대표팀에 월드컵은 언제나 도전이었다. 늘 우리보다 강한 팀을 넘어 그다음 라운드로 가야 한다. 다행인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에 이어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16강 진출 경험을 대표팀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강원FC 대표이사)은 지난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부회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4강 신화 멤버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수비수로 선수 생활을 하며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상대한 경험이 많다. 그는 “2002년 이후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경험이 이번 대회에서도 ‘강한 상대를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황희찬(울버햄프턴), 황의조(올림피아코스) 등 유럽파로 최선의 공격진을 꾸렸다. 그러나 유럽 유수의 빅클럽 최고의 공격수들로 잔뜩 채워진 정상급 대표팀과 견주면 전체적인 무게감에서 차이가 있다. 결국 손흥민이 해줄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인 손흥민은 최근 국가대표팀 5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골을 기록하고 있다. 발과 머리를 모두 활용한 필드골뿐 아니라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절묘한 프리킥골로 전천후 활약을 보이고 있다. 월드컵 최종 모의고사 격이었던 지난 27일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에는 “세번째 출정식(평가전)을 치르는 것 중에서 가장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초반 고전했지만, 이번 평가전 직전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13분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와 대표팀 경기를 포함해 최근 열흘간, 3경기 5골을 터뜨리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수비에서는 김민재(나폴리)가 버틴다. 그는 올 시즌 수비벽이 높기로 유명한 이탈리아 프로리그 세리에 아(A)에 진출해 ‘통곡의 벽’을 세우며 유럽 언론의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다. 다만 대표팀에선 김민재와 다른 선수들 사이 수비 조직력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또 다른 관건은 미드필더다. 지난 6월, 한국이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1-5 대패한 뒤 피파는 누리집에서 “브라질전 대패의 근본 원인은 벤투 감독이 지금까지 추구한 적극적인 압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전력이 갑자기 환골탈태할 수 없는 만큼, 월드컵까지 남은 50일 동안 전술과 전략, 조직력으로 최대한 약점을 메워야 한다.



s국 대표팀이 카타르월드컵에서 상대해야 할 주요 선수. 이냐키 윌리암스(가나·귀화선수), EPA 연합뉴스

 
최약체 가나조차 만만치 않다



“월드컵은 항상 두려운 무대다. 우리보다 강한 상대와 만난다.” 손흥민이 지난 20일 파주 국가대표축구트레이닝센터(NFC)에 합류하면서 한 말은 엄살이 아니다. 본선 진출팀이 32개인데, 한국의 현재 피파 랭킹이 28위인 점을 단순 계산해봐도 어느 한 팀 만만한 상대가 있을 수 없다. 당장 첫번째 관문인 조별리그를 통과해야 한다.

한국은 에이치(H)조에서 우루과이(11월24일), 가나(28일), 포르투갈(12월3일)을 상대하게 됐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프랑스처럼 이름만으로 상대를 움찔거리게 할 만한 팀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죽음의 조’를 피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피파 순위가 각각 9위·13위로 막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첫 경기 우루과이는 에딘손 카바니(발렌시아), 다르윈 누녜스(리버풀), 루이스 수아레스(클루브 나시오날)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이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루과이의 중원 역시 로드리고 벤탕쿠르(토트넘)를 비롯해 세계적 기량을 갖췄다. 손흥민의 클럽팀 동료이기도 한 벤탕쿠르는 지난 27일 스포츠 전문채널 <이에스피엔>(ESPN)과 한 인터뷰에서 “팀에서는 훌륭한 동료였지만 월드컵에서는 적”이라며 “쉽지 않은 상대가 될 것”이라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나마 두번째 상대인 가나가 에이치조 약체로 꼽힌다. 한국으로선 이 경기를 놓치고 16강 진출을 바라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나의 피파 순위는 60위에 불과하지만, 한국이 늘 까다롭게 상대했던 아프리카 축구의 강자로 꼽힌다. 최근 가나는 전력 강화를 위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타리크 램프티(브라이턴),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 라리가의 이냐키 윌리암스(애슬레틱 빌바오) 등을 귀화시켜 월드컵 조별리그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포르투갈엔 ‘살아 있는 전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브루누 페르난드스(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버티고 있다. 미국 <시비에스>(CBS)와 스페인 매체 <마르카> 등은 최근 발표한 ‘월드컵 전망’에서 한국이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한국 대표팀이 카타르월드컵에서 상대해야 할 브루누 페르난드스(포르투갈).EPA 연합뉴스

 
우승컵 누가 챙길까



축구 경제학자 스테펀 시맨스키 교수(런던경영대)는 책 <축구 자본주의>에서 “축구의 특징은 소수의 지배다”라고 말했다. 안타깝지만, 이번 월드컵도 우리 대표팀이 우승컵을 놓고 다툴 자리는 없어 보인다. 스물두번째 피파컵은 누가 차지하게 될까?

현재 세계 순위 1위 브라질이 단연 눈에 띈다. 네이마르 다시우바(PSG)를 중심으로 ‘지구방위대급’ 선발 전력을 꾸렸고, 나머지 선수들만으로 국가대표팀을 하나 더 꾸릴 전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한국과의 평가전에서도 5골을 몰아치며 파괴적인 전력을 과시한 바 있다. 영원한 우승후보로 불리지만, 지난 2002년 이후 20년째 월드컵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치치 브라질 감독은 공공연히 “이제 챔피언이 될 때”라고 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에이(A) 매치 경기에서 34연승을 거둘 정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끌던 1986년 대회 이후 36년째 인연을 맺지 못한 한을 푼다는 계획이다. 이미 ‘전설’ 반열에 오른 리오넬 메시(35)가 자신의 첫 월드컵 우승으로 화룡점정을 찍기 위해 이를 갈고 있다. 최강 브라질의 뒤를 잇는 팀으로 여전히 아르헨티나, 독일, 프랑스 정도를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피파 순위 2위인 벨기에도 반란을 벼르고 있다. 현존 세계 최고 미드필더인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가 팀을 이끈다. 이 밖에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비롯해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전통의 강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등이 피파컵을 노리고 있다.

해외 베팅 업체들이 내놓은 우승 배당률도 이런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글로벌 카지노 기업인 ‘시저스 스포츠북’은 최근 브라질이 우승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프랑스, 잉글랜드, 스페인, 아르헨티나가 뒤를 이었다. 영국 도박업체 ‘윌리엄 힐’ 역시 브라질의 우승 배당률을 9/2로 가장 낮게 예상했다. 우승 확률이 높으면, 배당액은 낮아진다. 프랑스(11/2),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이상 7/1)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250/1이었다.

 
카타르월드컵 최고 샛별은 누구?



월드컵에서 또 다른 볼거리는 ‘새로운 스타 탄생’이다. 지난 14일 피파월드컵 공식 트위터는 “지금 누구도 엘링 홀란을 멈춰 세울 수 없다”며 노르웨이의 샛별 홀란(21·맨체스터시티)을 주목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시티와 계약한 홀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 첫해 7경기 만에 11골을 퍼부으며 득점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26일 영국 <더 선>이 공개한 최고 몸값 선수 명단에서 킬리안 음바페(프랑스·1억4400만파운드·2210억원)에 이어 2위(1억3500만파운드·2070억원)에 올랐다. 에프시(FC)바르셀로나의 유망주 3인방 안수 파티(20), 가비(18), 페드리(18·이상 스페인)를 비롯해 세르지뇨 데스트(미국), 부카요 사카(잉글랜드), 마르셀로 플로레스(멕시코) 등도 주목받는다. 아시아권에선 일본의 구보 다케후사와 한국의 이강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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