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여름이 왔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 중 하나는 바로 대부분 식당 메뉴에 냉면이 등장하는 것이다. 냉면은 얼음 육수에 담겨 나오거나 불처럼 매운 소스와 함께 제공된다.
원래 냉면은 북한에서 유래한 겨울 음식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더운 날씨에도 즐겨 먹으며 각 지역마다 독특한 맛 변주를 더해 사랑받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어디서 냉면을 맛볼 수 있을까?
서울에서는 1985년에 문을 연 ‘을지면옥’과 1953년 개업한 ‘오장동흥남집’이 가장 유명하고 정통한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남한에 가져온 평양냉면 레시피가 대대로 전해져 오며, 이 두 곳은 고유의 클래식 스타일로 냉면을 제공한다.
‘을지면옥’의 대표 메뉴는 40년간 변치 않은 메밀 냉면으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우려낸 맑고 차가운 육수가 섬세한 맛을 내어 더위를 식히기에 제격이다.
‘오장동흥남집’은 감자전분 반죽을 이용한 함흥냉면을 내놓는다. 평양냉면보다 더 진한 맛을 자랑하는 함흥냉면은 고추장 베이스의 빨간 소스와 다양한 토핑과 함께 제공된다.
냉면이 얼음 육수와 함께 나오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식당에서는 ‘불냉면’이라 불리는 매운 버전도 제공한다. 서울 송파구 ‘해주냉면’과 청량리역 근처 ‘할머니냉면’이 대표적이다.
이곳 냉면은 시원한 육수 대신 매운 고추장 소스에 비빈 면으로, 한입 먹을수록 매운맛이 깊어진다. 곁들여 나오는 무김치는 입안을 개운하게 해줘 매운맛 사이사이를 잘 달래준다.